창의와 재미, 그리고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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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잼은 전자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북잼은 아주 작은 회사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웬만한 중소기업과도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물론 작다는 것이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의사결정도 빠르고, 사무실 공간도 넉넉하고, 월급도 더 많이 나눠가질 수 있고(정말? 이론적으로는!). 사실 스타트업이 매력적인 까닭은 현재 시점의 크기보다는 미래의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크기로 판단하는 것은 정말이지 세상 물정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이 단점이 될 때가 더 많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회사가 작다는 것이 가장 힘들게 느껴질 때는 바로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다. 한 사람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회사는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그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더 많은 사람을 뽑아서 1인당 비중을 줄이거나, 아니면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 만을 뽑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재정 사정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는 오로지 ‘믿을 수 있는 사람’만을 뽑으려고 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누구일까? 첫째로 누군가 관리하고 통제할 필요가 없는 ‘스스로 어린이’다. 우리는 관리 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회사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해서 관리와 통제를 포기한 회사라고 하는게 맞을 듯 하다. 업무시간은 각자 제멋대로다. 집에 가고 싶으면 오전에 짐을 싸서 퇴근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그저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면 그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어린이’를 믿을 수 밖에 없다.

둘째로 업무의 효율이 높은 ‘일당백 전사’다. 작은 회사에는 여분의 인력이란 것이 없다. 반면에 여분의 일이란 것은 언제나 넘쳐난다. T.T 그래서 반드시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건 노동강도가 높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생산성 차이는 최대 26배라는 말이 있다. 이는 보통 개발자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효율로 일하는 개발자를 우리가 채용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그런 개발자를 원한다.
셋째로 어떤 업무든지 소화해낼 수 있는 ‘초멀티 플레이어’다. 기획, 설계, 디자인, 코딩, 디버깅, 배포, 그리고 기술지원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작은 회사는 업무별 인원 배치 따위의 배부른 고민을 할 여력이 없다.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지 찾아서 해내는 슈퍼 초울트라 멀티 플레이어를 모셔와야 한다.

이 모든 조건에 맞는 사람을 어떻게 선별하느냐,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우리는 아주 단순한 해법을 사용하려고 한다. 바로 ‘기둥뿌리 뽑아오기’다. 회사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회사에는 기둥이 되는 핵심 인력이 존재한다. 이들은 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해내고 거기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이들 중 많은 경우, 연봉수준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린 이걸 노린다! 호레이~) 대신 이들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주변의 정당한 평가를 기대하며 거기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자존심을 한껏 고취하기를 열망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이들 중 대다수는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사람들이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기둥의 존재 가치는 더욱 드라마틱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누가 기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우리의 타겟은 바로 그들이다. 작은 회사를 떠받들고 있는 기둥들.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기둥을 뽑겠다는 것이 우리의 인재채용 전략이다. 그런 인재들이 우글거리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런 인재들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관리와 통제를 포기하고 자율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움직이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생긴 또 하나의 고민.

그런 인재들이 만족할만한 근무환경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그 중에서 어떤 환경과 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일까? 우리 회사가 그 요소를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북잼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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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일공이